출처 EO - 바쁜 사람한테 일을 더 주는 이유
개인 프로젝트 중에도 알고리즘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어떤 환경에서 꾸준히 풀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문득 챌린지와 스터디 형태가 떠올랐다. 인프런에 들어가서 스터디를 구해야하나 생각하던 찰나, 직접 만드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만들어서 인프런에 홍보를 했고, 결론적으로 반나절 만에 7명이 모였다. 돌아보면 처음엔 단순히 알고리즘 실력을 유지하려는 목적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바쁜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교훈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미리 언급하자면, 첫 달 후 인증 결과를 공유하면서 두번째 모집글을 올렸는데 지원자가 크게 늘어났다. (결국 스터티 방을 2개로 나누어서 운영했고, 1월에 올린 모집글은 댓글많은순 2위 글을 차지하고 있다.)
왜 프로젝트 중에도 알고리즘 풀려고 했을까. 이유는 이러했다. 하루에 고정된 일정이 있으면 나머지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 회사를 다닐 때도, 운동을 할 때도 하루의 중심을 잡아줄 일정을 상수로 두면 나머지 시간의 계획을 세우기 수월했다. 개인 프로젝트를 하면서도 이런 중심축이 필요했고, 알고리즘이 그 역할을 해줄 것 같았다. 매일 아침 알고리즘을 풀고나면 하루의 계획을 더 선명하게 그릴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개인 프로젝트 하나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였다. 개인 프로젝트 task를 바쁘게 하다가도, 잠깐 의도적으로 거리 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직전 팀 프로젝트를 할 때에도, 잠깐 환기하는 산책이나 독서가 도움이 되었다. 본격적으로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해도, 여전히 이렇게 여유로운(?) 말을 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때로는 냅다 저지르는 것도 방법이다.
If you want something done - give it to the busy people
말 그대로, 그냥 다 해내고 싶었다. 바쁜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해낸다고 믿는다. 그래서 무조건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스스로를 내몰았다. (힘들긴 했다)
마지막으로는 전부 해내고 싶어서 내 환경을 도전적, 실험적으로 세팅해봤다. 바쁜 사람은 어떻게든 효율적으로 효과를 내려고 하다보니 이게 되는 듯 하다. 문득 오늘 오전 알고리즘을 꾸역꾸역 풀고 있는 나를 보면서, 계속 알고리즘을 놓치지 않으려면 ‘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리즘은 운동과 같아서 잠깐 놓으면 실력이 떨어지고, 안풀다 풀면 ‘역시 사고력에 도움이 된다’는 걸 매번 느낀다. 그래서 습관을 들이고 싶었다. 또 알고리즘을 풀고 나면, 마치 명상하는 듯한 차분함과 몰입에서 오는 쾌감을 느낄 때가 있다. 그래서 내가 무조건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생각했고,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온라인으로 스터디 만들어야겠다 생각했다.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편하지 않은 사람과, 내가 방장으로 주도하면 내 특성상 나는 실패하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만들었다.
만들기 잘 했다는 생각과 기대감이 들었다. 사실 올리고 1시간 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조회수는 바로 올라갔지만 기대를 걸지 않았다. 그러다 잠시 집중하고 온 사이 4명 까지 늘더니, 지금은 7명이 되어서 너무 많아지지 않도록 최대 인원수를 10명으로 맞췄다.
10분의 노력으로 한 달 간 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올라갔다. 이게 시스템의 힘이 될거라 기대하고, 한 달 뒤 후기를 또 써보겠다. 12월 까지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