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켄님께 한 가지 질문을 했다. 개인 프로젝트로 만드는 SDK의 ‘구현 방향성’에 대한 질문이었다. 요 며칠간 고민이 계속 되었는데, 처음 결정한 ‘admin page(GUI)를 통해 사용자가 customization을 한다’ 방향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고민을 미뤄두었다. 하지만 새로운 레퍼런스를 발견하고 나니, 내 결정에 확신이 떨어졌다. 구현을 시작하기 전에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에 켄님께 질문을 드렸다.
(1) 현재 현황, (2) 궁금한 것, (3) 검토해본 사항, (4) 내 의견과 근거를 들어 질문을 드렸다. 질문으로 시작된 대화는 잘 마무리되었지만, ‘질문’이라는 키워드에 더 고민을 더 해봤다.
보통 일하면서 생기는 질문은, 내가 모르는 것을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 아닐 것이다. 내가 무언가 해야 하는데 막힘이 생긴 상황이거나, 더 잘 하고 싶은데 스스로 답이 나오지 않을 때일 것. 그래서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걸 생각해보고, 정의해보고, 도움을 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개발 초기에 질문 자체를 하는 것도 어려웠다. 무엇을 모르는지 조차 몰랐으니까. 지금도 어렵지만ㅎㅎ 내 상황에 따라 질문하는 타이밍, 내 성장을 레버리지 할 수 있는 어떻게 성장해나갈 수 있을지 더 깊게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다.
개발자로서 질문하는 연습을 한창 하고 있다. 가급적 질문 전에 글로 정리해본다. 내 생각을 제3자 시선으로 보려고 하는데, 질문으로 내가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함이다. 상대방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쉽도록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된다. 사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해결된 경험도 더러 하고 있다.
질문하는 게 어렵긴 한데, 자꾸 하게 된다. 어려운 질문을 잘 해내면 기분이 좋고, 엉뚱한 질문을 했더라도 배우는 게 있어서다. (운좋게 ‘좋은 질문이군요’라는 피드백을 받아도 좋고.) 근데 이번엔 질문하고 나서 좀 찝찝했다. 개발자로서 더 깊이 파보고 질문했어야 했나 싶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 있었겠다.
이런 걸 해보고 질문했으면 더 구체적인 대화가 됐을 것 같다. 나중에 실제 회사에 가도 비슷하지 않을까? “이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가 아니라, “이런 저런 테스트를 해봤는데 이 부분이 걸리네요” 식의 질문에 가까울수록 상대방이 대답하기 쉬운 질문일 것이다.
나름 빈틈 없이 준비해서 질문을 하는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그만큼 질문을 준비하는 것도 시간을 쓰는 것이기 때문인데, 빠른 타이밍에 적절한 준비한 채, 내가 필요한 것을 수집하는 것. 스스로 문제 해결하려면 이걸 잘 해야 한다.
요즘 ‘시간’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중. 처음엔 그냥 오래 앉아있는 게 답인 줄 알았다. 엉덩이 싸움이라고들 하니까. 실제로 도움이 되었고, 특히 지금 같은 초반에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 근데 이게 전부가 아닌 것 같다. 똑같은 1분을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단 걸 느끼고 있다.
예전엔 ‘오늘 10시간 공부했다’는 식으로 시간을 재곤 했는데, 지금 보면 그게 별 의미가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이 시간에 뭘 얼마나 이해했지?”, “얼마나 진보했지?”가 더 중요한 것이 맞다. 그래서 요즘은 ‘얼마나 오래’ 보다는 ‘얼마나 제대로’ 하는지도 신경 쓰고 있다.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 것보다, 진짜 집중해서 코드 한 줄이라도 제대로 이해하는 게 낫다는 걸 한 번 더 배우는 중.